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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 칼럼 및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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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방승호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게서 힘을 얻는다.

고등학교 3학년인 재우가 축 처진 어깨로 교장실을 찾았습니다. ‘피곤하다’고 합니다.

재우에게 현재 힘든 상태를 표현해 보라고 했습니다. 먼저 수치로 물었습니다. 0과 10 사이에 8 정도라고 합니다. 8인 상태를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생각이 안 멈춘다’고 했습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생각들로 깊이 빠져들고, 그러다 보니 잠을 잘 못 잔다’고 했습니다. ‘잡생각이 안 떠나니까 잠이 들 틈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또 피곤한 탓에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게 대하게 되고 결국에는 자신조차 해친다고도 했습니다. 지금 말한 것을 종합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지 물었습니다. ‘잡념’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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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에게 꿈을 물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고 누구나에게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최대한 긍정적인 쪽으로 다시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자기 생각을 글로 써 보고, 그에 대해 다시 생각한 것을 그 밑에 써 보면서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이렇게 말하고 생각을 글로 적으니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을 자세하게 알 수 있고, 바라는 것이나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서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재우는 말할 때마다 자신을 아무 쓸 데가 없는 사람이라고 아주 혹독하게 스스로를 비판했습니다. 자기는 너무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공부하려고 하면 불안해진다고도 했습니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부정적인 스위치도 작동해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왔다 갔다 한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방 안에 있으면 방이 점점 좁아져 자기를 짓누르는 느낌도 들어 놀라곤 하며, 올해 들어 부쩍 심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이렇게 교묘하게 사람의 약점을 공격합니다. 부정적 센서는 한시도 쉬지 않고 노려보면서 작은 틈만 생겨도 불안과 공포를 조장합니다. ‘나는 안돼’ ‘큰일났네’ 하면서 교활하게 힘없는 감정을 공격합니다. 하지만 이 부정적인 생각은 인식의 오류이며, 이 생각은 진실이 아닙니다. 또 부정적인 생각을 알아차리는 단순한 행동을 의식적으로 하면 어렵지 않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재우에게 ‘계속 이렇게 잡념이 들면 어떻게 될까’ 하고 물으니 ‘죽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해결책을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들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일단 생각이 많이 줄어들 것이며, 부정적인 면이 사라져 지치는 일과 기분 나빠지는 일도 없으며, 잠도 전보다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에게 보다 더 긍정적으로 대하고 자기 스스로도 더 좋게 평가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전보다 더 활기차게 생활해 지금보다 나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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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생각이 지나치면 우울증과 무기력으로 옮겨 갈 수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고, 벗어나야겠다는 마음만 먹어도 불안으로 인한 부정적 기분이 순간적인 것이며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바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마음을 괴롭히는 ‘실패의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알아차리면 신기하게 가벼워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체가 자라게 됩니다.  

고등학교 시절 아이들이 공부로 힘들고 지쳐 있을 때 그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큰 힘을 얻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치 멋진 음악을 듣는 것처럼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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